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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하여, ‘Ryuichi Sakamoto: Life, Life’

2018-08-17

국내에는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류이치 사카모토. 하지만 그는 꾸준히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사회운동가다.

회현동 피크닉에서 세계 최초로 열리고 있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단독 전시에서는 이런 그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사카모토 류이치_01_ⓒShin Woong-jae for GLINT

 

40년 전 전자 음악그룹 YMO(Yellow Magic Orchestra)로 데뷔한 그는, 첫 앨범부터 대성공을 거두며 국제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 후 아카데미시상식 음악상을 받은 ‘마지막 황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최근작 ‘남한산성’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까지 영화음악 감독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도 그가 작업한 영화의 영상과 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간에서 시작한다. '세 개의 흐름이 교차하는 곳(Where the Three Flows Intersect)'이라는 작품이다. 

 

 

흰 커튼 안으로 흘러나오는 음악과 영상은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사회운동가, 아티스트인 그의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그와 동화되면서 앞으로 펼쳐질 음악 세계에 대한 기대를 한다.

 

 

1층으로 올라가면 미디어 아티스트 타카타니 시로와 협업한 ‘워터 스테이트1(water state 1)’이 관객을 맞이한다. 

인조 잔디와 돌 그리고 사각형의 검은 수조가 놓인 이 공간은 류이치 사카모토가 눈, 비, 구름, 안개 등 물의 순환 현상에 매료되어 만든 작품이다.

 

1m 남짓한 높이의 사각형 수조 천장에 설치된 324개의 노즐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수조 표면에 미세한 진동과 물의 흐름, 떨림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어두운 2층 전시장을 가득 채운 가로 스크린 작품은 노이즈 사운드 거장 알바 노토와의 퍼포먼스 영상이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어쿠스틱 피아노를, 알바 노토는 그 소리를 원자 단위로 분해해 새로운 노이즈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이미 ‘Vrioon’ ‘Insen’ 등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아트를 만들어낸 그들의 영상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압도한다. 

 

 

전시장 안쪽에는 백남준과 협업한 비디오 영상이 작은 TV에서 흘러나온다. 이 영상에는 비디오 매체가 막 등장한 1984년, 두 아티스트의 작업 과정이 담겨 있다. 


맞은편에는 2016년 백남준 타계 10주기에 헌정한 ‘트리뷰트 투 N.J.P(A Tribute to N.J.P)’ 영상을 흘러나온다.

 

 

코너를 돌면 8년 만에 제작한 앨범 ‘에이싱크(async)’에 영감을 준 비디오, 책, 노트 등이 담긴 책상과 관련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자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라이프 ? 플루드, 인비져블, 인오디어블…(LIFE ? flruid, invisible, inaudiable…)’을 3층에서 만날 수 있다.

 

 1999년에 발표한 창작 오페라 ‘라이프(LIFE)’를 재구성한 설치 작품으로, 천장에 매달린 세 개의 수조에 떨어지는 물이 인공 안개로 변하면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카모토 류이치&타카타니 시로_LIFE-fluid, invisible, inaudible_05_ⓒStudio Bolt for GLINT

 

관객은 바닥에 앉아 자신의 몸 위로 비치는 물과 안개의 그림자를 통해 마치 물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작품을 지켜보는 수동적인 관점에서 자신이 작품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인 장소인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사회운동가(탈핵 운동가)로 활동하는 그의 사진들이 걸려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후쿠시마 지역에 홀로 남겨진 피아노 사진은 쓸쓸함과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그의 각오를 느낄 수 있다,

 

 

루프탑 전시실 3개의 스크린에는 오페라 ‘라이프(LIFE)’ 공연 영상과 원전 반대 활동 등 직접 참여한 사회활동 영상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영화 음악감독, 음악가 정도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끈임없이 노력하고 실험하는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사회활동가로서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Ryuichi Sakamoto: Life, Life’ 전시.

 

다소 어렵고 낯설게 다가올지 모르나 천천히 스며들듯 작품을 마주하다 보면 그가 하고자 했던 자연과 인간, 고뇌 그리고 새로운 비전을 느끼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Ryuichi Sakamoto: Life, Life’
장소: 피크닉-서울시 중구 퇴계로 6가길 30
관람시간: 화요일~토요일 11AM~ 9PM | 일요일 11AM~ 7PM | 매주 월요일 휴관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piknic.kr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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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사카모토 #피크닉 #미디어아트 #영화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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