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07
㈜디자인블루가 주최한 '블루리그 2003 제4회 대한민국 디자이너 셀프 프로모션 포트폴리오 공모전' 시상식이 ㈜디자인블루 사옥 베이스 스튜디오에서 치뤄졌다.
이번 공모전은 셀프 프로모션 포트폴리오라는 컨셉 하에 디자이너 혹은 지망생들이 꿈, 열정, 미래 그리고 스스로가 어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 대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컨셉 등에서 탁월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공모전은 각 부분별 학계,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심사를 통해 일괄 심사되었다. 심사위원으로는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 대학원 변추석 교수, 그래픽엔조 김준호 대표이사, mmmg 배수열 대표이사, 월간디자인 김신 편집장, 그리고 ㈜디자인블루 이상용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대상의 영광은 최윤나(서울대 시각디자인)양이 차지했다. 금상에는 김정훈(서울대 시각디자인) 군이, 은상은 홍희경, 임형남씨가? 각각 수상했다. 이외에도 동상(3명), 특별상(1명), 입선(10명) 등 총 18명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대상을 수상한 최윤나(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 전공)양은 '뜻깊은 졸업선물이 됐다'며 수상소감을 덧붙였다.
한편, 심사위원장인 김준호 대표이사는 이번 공모전 심사 총평을 통해 "밀도높은 작품이 많아 심사에 많은 어려움이 많았다며 블루리그가 부디 대한민국 디자인계의 발전과 미래상을 제시하는 데 뜻 깊은 행사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취재/인터뷰 | 김미진 기자(nowhere21@yoondesign.co.kr)
정글 : 대상 수상 소감은?
디자이너가 만들어내는 모든 종류의 작업은,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서 무엇이 '이상적인 방법'이고, '작업물의 독창성과 대중이 느끼는 편의의 경계선'은 어디까지인가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디자인블루 주최의 블루 리그는 매우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홀로 그 경계선의 최적화를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훈련이었지만, 수상을 통해 나의 방식이 검증 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그러나, 디자이너 셀프 프로모션이라는 타이틀로서의 첫번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이력은, 유쾌하면서도 많이 과분한 경험이다.
정글 : 어떤 점을 높이 평가받아 수상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내 포트폴리오는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장치에 관해 모색한 흔적이 엿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과분하게도 그것이 하나의 가치로서 인정받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트폴리오북 한장 한장이 엽서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제작했던 것은 독특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단지 기획하는 것과 이를 실행함은 분명 차이가 있기에, 소통에 관한 고민과 이 소소한 장치가 상당 부분 기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글 : 포트폴리오북의 작품 컨셉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그 컨셉을 잡게 되었는지?
한 권의 책을 기획, 편집해서 마무리하는 과정에는 난관이 많았다. 제작된 책은 컨셉 이전에 프로세스 자체가 여러 상황의 절충안이었고 아웃풋을 맞추어 가는 과정도 디자인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 위에 나의 사상과 내 가치관을 담았다. 때문에 책이 미약하게나마 견고해질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책의 컨텐츠는 때론 부끄럽거나 소소하지만 보람되었던 4년간의 작업과, 나의 대학생활 전반을 내 나름의 가치관으로 분류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도 보는 이에게 조형적 규칙에서 오는 재미를 선사하는 근거로서 세가지 IDE, 즉 Identity / Ideality / Ideefixe 라는 카테고리를 생성했다.
정글 : 소통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장치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설정인가?
페이지에 미싱선을 넣어 엽서로 제작했다. 너덜너덜 뜯어져 내 책이 누군가와 소통하는 도구로서 사용된다면, 피상적으로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이 오픈된 세상에, 소통의 진정성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늘 타인과의 소통에 독특한 관심을 둔다. 매체라는 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상당히 변화무쌍했고, 앞으로도 그 존재의 변천에 관해서만 연구해도 평생을 투자할만큼 가치가 있는 화두다. 그러나 존재의 변천과는 위배되게, 소통이란 그 본질에 언제나 진심과 진심의 교환이라는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다소 식상할지 모르지만 엽서라는 전통적인 매체에 나의 진심어린 작업물을 담았다.
정글 : 작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작업구상시 가장 많은 참고자료가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학생이기 때문에 가장 한계를 느꼈던 것은 제작비 문제였다. 그러나 제작된 아웃풋이 반드시 '포기' 나 '타협'에 의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주어진 조건 하에서의 최적화이며, 이를 위한 현명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참고자료로 봤던 것은 특별히 무언가로 예를 들만한 것은 없고, 그저 시중에 나와있는 표준적인 형태로서 사용자에게 편의면에서 훌륭하다고 검증받은 도서들이 아니었나 싶다.'그 형태가 식상하고 재미없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한 권의 책을 기획하는데 엄청난 오류이다. 예술이 아니라 책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정글 : 이번 공모전을 통해 느꼈던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직은 학생인 만큼,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명제를 세울 만큼 스스로의 방법론을 갖고 있지 않지만 한 가지 얘기한다면, 작업물 자체를 가장 객관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매체의 기획이 아닐까 싶다. 포트폴리오는 실리적 목적을 갖고 제작되기 때문이다. 그 객관화에는 어느 정도의 포장이 용인된다고 생각한다. 그 포장의 최적화를 발견하는 것은 디자이너로서 평생 고민해도 모자라지 않을 이슈인 듯 싶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이 포트폴리오북은 IOIZ(이오이즈)라는 일관된 PI의 효율적 사용이 우선시되었다.
지면과 패키지에 Yellow Identity Color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으며, '생애 처음으로 만드는 나의 책'이란 의미에서 'KNOCK KNOCK'이라는 카피를 사용했다. 텍스트는 프롤로그, 에세이, 이력, 조직경험 등으로 구성되었다. Yellow Paper에 Black 단도로 제작되었으며 에세이에 지면을 할애하여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시와 같은 느낌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작업 포트폴리오 부분의 편집디자인은 에세이에 실린 시의 느낌을 갈려 디자인했으며 강약조절과 여백을 통한 리듬감을 표현하려 했다. 한편, 패키징된 포트폴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상상하면서 패키지 제작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책의 형태가 완전히 노출되면서 트레이싱지의 인쇄를 통해 하고 싶은 메세지를 담았으며 포트폴리오의 '소중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진공포장하였다.
Simple과 Detail이라는 두 가지 시각에서 바라본 비주얼을 테마로 하였다.
Simple에는 제작자의 프로파일과 포트폴리오만을 간단하게 담았고 Detail에는 제작자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실려있다. 작품의 컨셉은 '닫힌세상, 닫힌 생각, 닫힌 마음... 밀폐된 시공간에서 탈출(ESCAPE)'이다. 즉, 밀폐된 공간을 터널로 비유해 시공간을 초월하고 싶은 디자이너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누구나 사용성(Usability)에 문제가 없도록 사용자를 최대한 고려하여 인터렉티브 하면서 심플하게 디자인했다.
'편린'이란 '한 조각의 비늘'이란 뜻으로 사물의 극히 작은 일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포트폴리오는 결과물을 정리하여 가장 객관적으로 디자이너를 보여 줄 수 있는 편린이기 때문에 주제로 정했다.
좀더 나를 고급스럽게 포장한다는 의미에서 보존 가치가 높은 책에서 주로 사용하는 양장의 형식을 채택했다. 종이의 선택 또한 가장 내추럴하게 포장 할 수 있는 소재인 마분지를 사용했다. 각 장을 봉투로 제작한 것은 직접 작품을 감상하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작품 컨셉은 동양적인 내음을 풍기는 당초무늬를 응용해 동양적인 모습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편린'이라는 주제와 연관지어 문양의 부분을 확대 표현했다. 되도록 채도가 낮은 색의 종이를 사용하여 문양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지혜와 용기 그리고 사랑>
이 소중한 가치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절실한 것들이자 특히 디자이너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졸업작품 홈페이지(opener2004.com)라는 자칫하면 식상해지기 쉬운 구조 속에 이 3가지 가치를 심기 위해 택한 방식은 '홈페이지의 스토리화'였고 채택된 소재는 다름아닌 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를 2004년 새로운 세상을 여는 자 (opener)'라는 전체 컨셉에 맞게 나온 것이다.
지혜와>
온라인(http://designoops.net)과 오프라인(시각제작물)을 통한 통합적 포트폴리오를 제작했다. 'oops! = Only One, Professional Style!'라는 타이틀은 오직 하나뿐인 최고의 디자인스타일이자 절로 '웁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의지를 담고 있다. 작품의 컨셉은 종이의 지기구조만을 이용해서 Identity, Package, Editorial 작품들을 섹션 별로 제작했다. 입체구조물을 하나하나 열어 볼 때마다 지기구조의 다양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전통문화가 현재의 커다란 화두이자, 높은 관심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에게는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끌어와서, 따뜻하고 가까운 이미지로 좀 더 쉬운 문화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메인 모티브를 풍경과 풍경 소리에서 시작하였으며, 모션은 물과 바람을 이용해서 가능한 한 자연적이고 동양적인 느낌을 부여했다. 전체적으로 휴식, 기다림으로서의 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