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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고자영展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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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015-02-02 ~ 2015-03-31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hoam.ac.kr




나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의 작업에서 자연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그리며 삶의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함께 다루어 보고자하고 있다. 내가 느끼고 표현하고자 한 봄은 항상 다시 돌아오며 또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계절이며 여름은 청춘의 계절이고 환상의 계절이다. 가을은 풍성한 열매를 맺고 겨울은 다시 무로 돌아가는 계절이다. 계절의 순환과 살아감에 대한 다양한 나의 체험을 통하여 결론적으로는 삶의 의미와 활력, 그리고 모든 것은 헛되다는 인식은 하나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삶은 유한하므로 더욱 의미 있으며 모든 것이 헛되다는 깨달음이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됨을 보여주고 싶다.


니콜라 푸생의 작품 중에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는 작품에서 ' 나' 란 죽음을 가리킨다. 이러한 바니타스(Vanitas) 풍경의 역사는 현대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내려온다. 2011년 일본 쓰나미로 인해 태평양에 떠내려 온 집을 하늘에서 촬영한 신문기사를 소재로 한 그림이 있다. 인간의 유한함은 특히 자연재해 앞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곤 한다. 자연의 비정함과 인간의 유한함을 표현하고자 색채의 변형과 붓 터치를 통해 물결을 사진 자료보다 강하게 변형하였다. 푸생의 말년 작품인 사계 중 겨울의 이미지는 대홍수를 소재로 하고 있다. 자연의 도도한 흐름 앞에선 어찌해볼 수 없는 인간 존재의 미약함만 깨닫게 된다.


본인은 일상의 장면을 소재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연작의 형식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사탕을 먹고 있는 아이, 앵무새들, 봄의 식물들을 소재로 하여 봄의 분위기와 인간의 유년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사탕은 무지개색이다. 아이는 맛을 음미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빛은 그다지 강하지 않은 햇빛의 느낌이며 앵무새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봄의 향기와 사탕의 맛, 그리고 앵무새 소리는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들의 모임이다. 그러한 감각을 여러 가지 색채를 흘리듯이 섞어 넣은 공간에 색감은 주로 핑크와 녹색을 주조로 하여 변화를 주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분위기란 그 장소에서 느껴지는 공감각적인 느낌과 연관이 된다. 냄새나 맛, 향기, 습도나 온도- 축축함, 후덥지근함, 건조함 소리-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손으로 느껴지는 감촉, 무게감,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빛의 느낌이 중요하다. 이러한 느낌을 어떻게 시각화할지 그 조형요소들을 찾아나가는 실험을 하고 있다.


본인에게 작업이란 물질을 통한 정신의 드러남이라고 크게 정의한다. 물질을 통해 정신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물질에 대한 이해와 경험치가 풍부하고 깊이를 지녀야 하겠다.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내면적 성찰뿐 아니라 물질적, 재료적 감성의 연마를 게을리 할 수 없다. 그러한 성찰과 연마를 통하여 개념이 명확한 작업이 드러날 것이다. 작업에서의 개념이란 소재와 다양한 조형의 방식들의 결합에 의해서 주제를 표현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합의 방식이 얼마나 단단하고 섬세한가에 따라 그 개념이 명확해 지거나 흐려진다. 그 조합은 경우의 수가 다양하며 전혀 예상외의 것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조형의 형식이라는 것은 재료의 선택, 화면의 크기와 모양, 재질감, 빛, 공간, 시점, 색채, 윤곽선, 소재의 선택, 형태나 색채, 공간 등을 변형하기, 화면을 구성하기, 어떤 터치를 사용하고 중첩 되어질 것인지 등등을 포함한다.


여름은 야경을 소재로 하여 청년기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뜨거운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길거리를 헤매고 다니는 청년기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초저녁의 푸르스름하게 변화하는 시간대에는 사물과 풍경이 특히 신비롭고 아름다워 보이곤 한다. 이러한 짧은 시간대의 저녁시간과도 같이 짧고 금방 지나가 버리는 것이 청년기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소재로 삼았다.


가을의 풍경은 열매를 맺고 결실이 있게 되는 인간의 장년기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노년기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휩쓸려갈 수 있으니 항상 스스로와 세계에 대한 열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겠다는 다짐과 교훈의 의미로 일본의 쓰나미로 인해 태평양 한가운데 휩쓸려나온 집을 소재로 하여 그렸다. 인생의 부분마다 고비가 있고 풍파가 있지만 그것을 넘어 희망과 재기의 가능성 또한 항상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희망적 메시지를 또 다시 봄이라는 그림 속에서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아이들을 소재로 하여 그렸다. 순환하는 세계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희망으로서 보여주고자 하였다. 다른 생명체를 만난다는 것은 항상 경이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파루파에게 인사 하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서 나를 포함한 다른 생명체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드러내고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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