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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청주국제공예 비엔날레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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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013-09-11 ~ 2013-10-20


인간에게 공예는 일상에서 만나는 이유로 익숙하며, 또한 예술적 가치로 인해 새로움을 욕망하게 하는 영역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기인된 공예는 인간과 함께 진화하면서 인간의 실천적 예술의 증여물로 자리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공예는 삶을 반영하는 예술이라기보다 삶 속의 예술이라 해야 더 적절하다.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인 까닭에 상념보다 실제의 도구적 목적성이 더욱 잘 반영되는 듯 보이지만, 또한 가장 솔직한 표현의 대상임에도 틀림없다.공예의 이 같은 중층적인 속성은 때로는 정체성의 모호함으로 쟁점화되곤 한다. 다른 관점에서 공예가 삶 속에서의 실천적 예술로서 자리하는 이유로 ‘문화의 전이’를 진솔하게 드러내는 존재임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사랑이 움직이는 것처럼, 인간의 매 순간은 정서적, 물질적 변화 속에 있으며, 이 변화와 민감하게 호흡하는 것 역시 공예이다. 공예에 있는 이 같은 관점을 보다 확대해보면, 인간이 지닌 보편적 정서의 직접적 대상체로서의 위치가 보다 명확해진다. 즉 인간이 새로운 것을 욕망하면서, 타자를 수용하고 극복하며 내면화함으로 또 다른 문화를 만든다면, 공예는 늘 그것의 용기(容器)가 되곤 했던 것이다.

문화가 그런 것처럼 공예는 인간과 더불어 이동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며, 이것이 익숙해질 무렵이면 또 새로움을 욕망하고 잉태해왔다.

그 한 예로, 중국의 자기는 11세기에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예술적인 가치를 지니게 되었으나, 그 끝은 중국이 아니었다.
이슬람을 거쳐 아프리카로 그리고 유럽으로 전해졌으며, 그 결과는 18세기 유럽에서 도자기 산업의 번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중세 이래 중국의 자기 기술에의 모방의 결과가 가져온 또 다른 문화의 발원인 것이다. 새로움은 시간과 공간을 달리 하며 ‘차이’를 만들고, 다시 이에 익숙해지면 또 다른 새로움을 낳도록 유인한다. 어쩌면 오래 전에 있었을지도 모를 새로움은 당대를 살았던 이들의 모든 환경적인 것들을 체화하여 이후의 세대에게 고스란히 익숙함으로 전한다.

인간은 늘 그 안락함과 신선한 자극 모두를 갈급하며 살아가는 근본적이고도 모순적인 욕망을 가졌으나, 그것이 곧 삶의 양식이자 문화를 변화시키는 두 가치로서 이미 문화의 순환 패턴으로 자리한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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