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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정겹고 아름다운 꿈으로의 초대

2002-01-16




아주 특별한 소녀, 마리의 꿈에 먼저 감염되다.

영화 <마리이야기> 의 공식 웹사이트는 최근 한국 영화의 비약적인 도약, 영화 마케팅의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웹이란 미디어의 성격 그리고 그간 불모지로만 여겨왔던 국내 애니메이션의 시장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영화 사이트와는 다른 차별화가 요구되었다.

‘마리이야기’는 실사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란 특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리이야기를 알아야 했다. 사이트의 제작을 위해 마리이야기의 스토리를 읽고 또 읽었으며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면서 ‘마리이야기’의 무엇을 먼저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했다.

제작진은 모두 ‘마리이야기’의 아름다운 영상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마리이야기’의 사이트의 제작 방향은 ‘마리이야기’의 영상과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라고 단박에 결론지었다. 영화와 다른 성격의 컨텐츠를 이것 저것 삽입시키는 것도 배제하고, 네비게이션이나 여타 다른 디자인적인 요소에도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하였다.

마리이야기’사이트를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받은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으며, 그야말로 첫 선을 보이는 이 새로운 애니메이션 영화의 색다른 영상과 색감을 최대한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아무런 장식도 기교도 드러내지 않고, 영화의 장면들만을 최대한 담아내자는 우리의 제작 컨셉이 클라이언트들에게 먹힐까 걱정했다.
그러나, 클라이언트와의 컨셉 회의는 하루만에 시원스레 통과되었다.

다른 영화사이트에서 보지 못했던 사이트를 만들어보자, 테크니컬한 이미지와 믹싱이 가득한 화면과는 전혀 다른 휴머니즘이 깃든 포근한 사이트, ‘마리이야기’를 그대로 살린 사이트를 만들자는 합의가 이루어졌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Fantasy & Reality -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여행

'마리이야기'의 공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주인공 남우가 살고 있는 어촌 풍경이 현실세계라면, 마리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환상세계는 전체 영화의 주된 키워드로 작용한다. '마리이야기' 웹사이트는 이러한 두 가지 공간을 넘나드는 감성적 접근으로써의 여행이다.

‘마리이야기’사이트에서 처음 열리는 메인 화면은 마리를 만나는 가상의 공간이다. 그 화면에서 밝게 빛나는 빛 하나에 남우의 고양이 ‘묘’가 숨어있다. ‘묘’를 클릭하게 되면 메인 화면은 현실과 환상의 통로인 등대의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이는 고양이란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를 간접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감성적 접근으로의 여행’이라는 웹사이트의 기본 방향을 부각시키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고양이 ‘묘’를 통해 현실세계 메인 페이지를 찾는 것은 좀 어려운 듯 싶다. 하지만, 제작의도가 ‘마리이야기’ 사이트를 찾는 이들에게 하나 하나 새로운 것을 발견해가는 재미와 감동을 주고 싶은 것이었기 때문에 숨겨놓은 화면을 찾는 이들에겐 생각치 못한 기쁨이 된다.

More Animation

‘마리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영화적인 메타포는 그 동안 재패니메이션을 위시하여 보여진 활극, 모험, 동화 혹은 로봇류의 그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기에 ‘마리이야기’의 웹사이트는 철저한 애니메이션적 관점에서 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란한 동작들이 억제된 반면, ‘마리이야기’란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의미에서의 영화적인 상상력을 그대로 표출하였다. 이러한 것들은 몇 가지 부분에서 잘 드러나 있는데, 로딩 화면에 사용된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표현도 그러한 맥락에서 채택되었다. 또한 이러한 방법은 ‘마리이야기’의 웹사이트에 애니메이션적 통일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캐릭터를 부각시킴으로 웹사이트를 통한 친밀감을 유발시킬 수 있게 하였다.
‘Character’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된 카테고리 중의 하나다. ‘Character’의 바탕화면은 현재에서 과거를 오가는 효과를 주기 위해 파스텔톤으로 전환하였으며, 각 캐릭터들의 등장 역시 잔잔하지만 애니메이션다운 처리를 하였다.

‘마리이야기’사이트는 사운드와 어우러져 애니메이션 영상 못지않은 잔잔한 분위기 속에 빠져들게 된다. 사이트를 위한 사운드를 따로 만든 사이트가 흔치 않은데, 영화‘마리이야기’의 음악감독이 사이트의 사운드 또한 영화의 분위기 그대로를 표현하도록 작업해주었다.
사이트 화면마다 그래픽 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음악감독에게 메뉴별 화면을 보여주고, 그 장면에 맞는 사운드를 만들어 다시 플래시에 삽입하였다.
‘마리이야기’의 티저사이트는 모하비씨의 음악으로 구성되었으며, 공식사이트의 사운드는 ‘마리이야기’의 음악감독 이병우씨가 담당하여 마치 ‘마리이야기’영화를 미리 보는듯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있다.

마리이야기 사이트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즐거움 중의 하나는 연재되는 프리뷰 필름 ‘ 마리이야기-또 다른 상상’이다. 이 짧은 필름들은 원래 원작에서 시작부분으로 나오는 할아버지 탐험가의 이야기인데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는 부분으로 Mind4가 다시 기획하고 씨즈 엔터테인먼트의 애니메이터들과 재작업하여 만든것이다.




영화를 보고싶어 한다면 우린 할 일을 다한 것.

영화 웹사이트의 제작은 단지 웹사이트로의 제작만이 아닌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아울러, 런칭 이후에도 마케팅팀과의 긴밀한 업무 제휴가 필요한, 일종의 전투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마케팅 일정과 방향 그리고 배너를 포함한 광고의 노출, 미니 홈페이지의 제작, 크리스마스 카드 발송 등은 웹사이트 제작과는 다른 별개의 디자인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기 다른 미디어의 성격을 이해해야 함은 물론, 미디어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고 또한 대부분의 스탭들이 항시 대기 체제를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영화 웹사이트는 제작사의 기술이나 실력을 뽐내는 일종의 포트폴리오로서의 수단이 아닌, 영화를 부각시키기 위한 하나의 본질적 접근으로의 방법이다.

마리이야기의 개봉을 앞두고 배너며 온라인 이벤트며 아직은 바쁜 Mind4Communication 식구들…. 이들은 오픈 마인드를 지닌 영화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전적으로 맡겨주어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으며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모두들 영화,애니메이션을 너무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극진한 애정을 가지고 사이트를 제작하였고, 앞으로도 즐겁게 영화관련 작업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사이트의 결과에 만족하느냐는 물음에 ‘이 사이트를 보고 모두들 마리이야기를 보고 싶어하면 우리는 할 일을 다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제작진이 탁월한 기술과 능력을 지녔다고 자랑하지도 않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노라고 대단한 것처럼 이야기 하지도 않는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별 어려움 없이 재미있었고, 아주 즐거웠다고 이야기하는 Mind4 커뮤니케이션 식구들…
밤샘작업 때문에 차림이 말이 아니라며 사진찍기를 말리는 그들, 작업에는 툴과 영역의 벽이 없다면서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를 자신있게 표방하는 Mind4 커뮤니케이션의 자유로운 모습과 마인드가 커피향처럼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래픽, 광고 프로젝트와 웹사이트를 만드는 작업은 아무래도 차이가 있는데, 이번 ‘마리이야기’사이트 제작에서 느끼신 소감을 듣고싶습니다.

우리의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디자인은 하나다.’라는 것입니다. 네빌 브로디가 폰트 디자이너지만 여러 매체를 넘나드는 전천후 디자인을 했었고, 아주 거슬러 올라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랬듯이 모든 예술은 하나입니다. 디자인이 분화되었고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웹 하는 사람이 편집디자인 못한다는 벽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일이더라도 흥미를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고, 툴이나 방법의 벽이 있다면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의 방식입니다.
‘마리이야기’사이트를 제작하면서 심적부담감은 컸습니다. 기한을 변경할 수 없는 영화 사이트였기 때문이죠.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웹이니까 유저가 원하는 게 뭐냐라는 가장 간단한 답을 찾는 것이었고. 기획에서 현란한 테크닉이 아닌 감정적 메타포를 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웹이라는 덩어리에서 테크니컬한 부분이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물론, 디자인실장이 고생을 많이 했지만 우리는 그런 것들을 다 배우고, 넘어서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Mind4 커뮤니케이션의 작업영역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해주십시오.

지금의 디자인업계의 새로운 추세 중 하나가 편집 광고디자인을 베이스로 해서 웹을 하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매체를 실험하되 독창적인 칼라를 지니는 것이 중요하죠.
영화 홈페이지 작업이 즐거웠기 때문에 우리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가지고 영화관련 디자인 분야에서 계속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아쉬운 점은 클라이언트의 성향들이 디자이너 마인드와 갭이 있다는 것이지만 그건 어디서나 겪는 어려움일 것입니다.
Mind4 커뮤니케이션이 이제 1년이 지나 시작의 단계이지만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방향성보다 재미있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스스로 벽을 만들지 않을 생각입니다.




< 취재: 이진실 기자, whiskybar@yoondesig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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