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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브랜드, 너의 정체가 궁금하다!

2011-08-24


요즘 들어 부쩍 디자이너들에게, 또 일반 사람들에게 많이 쓰이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라는 용어이지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브랜드팀이나 브랜드전략팀, 브랜드 경험팀 등 다양한 이름의 무언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라는 단어는 제가 학생 때 ‘로고’나 ‘마크’, ‘아이덴티티’라는 단어로 많이 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주로 ‘메이커’라는 말로 쓰기도 했었죠. ^^

글, 사진 | 나세훈 NHN 선임 디자이너(na6737@naver.com)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그런데 요즘, 브랜드와 로고, 아이덴티티의 등의 말이 함께 쓰이면서 혼용되고 있는 것을 종종 보곤 합니다. 서로 비슷한 의미의 말인 것 같기도 하지만 뭔가 다른 거 같습니다. 이것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뭔가 사전적 의미로만은 시원치 않기에 이번에는 이 세 가지의 대한 생각들을 좀더 쉽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브랜드_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명칭과 기호, 디자인 등의 총칭
로고_ 회사나 제품의 이름이 독특하게 드러나도록 만들어, 상표처럼 사용되는 글자체
기업 아이덴티티_ 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작업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자, 그럼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지요.

우선, 로고는 브랜드가 아니고 아이덴티티도 아닙니다. 로고 디자인, 아이덴티티 디자인 그리고 브랜딩은 다 다른 역할이 있고 그것이 합쳐져서 비지니스나 제품의 인지된 이미지를 만들게 됩니다. 어떤 글에서 ‘당신의 로고는 브랜드가 아니다’라는 내용을 본적이 있는데요. 이 말이 사실이겠지만 그 어디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그리고 ‘로고’의 차이점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본적이 없네요.

다시 제가 생각하는 세 가지의 큰 그림을 쉽게 정리해 보도록 할게요.

브랜드란 무엇인가?
정서적으로 인지되는 전체로서의 기업이미지

아이덴티티란 무엇인가?
전반적인 브랜드의 부분을 이루는 시각적인 양상들

로고란 무엇인가?
마크나 아이콘을 사용하여 비지니스를 알아보게 하는 가장 심플한 형식

1.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브랜딩은 틀림없이 가벼운 주제는 아닙니다. 수 백 권의 책들이 이 주제에 대해 쓰여있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브랜드'는 고객들의 인지에 의해 형성된 '인격'(어떤 멋진 분의 글에서 브랜드는 사람과 같다고 한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 가는 부분입니다.)이 있는 조직, 서비스 또는 제품의 이미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인격이 있는’이라는 말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그리고 자라고 성장하는 무언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다시 말하면 디자이너는 실제 브랜드를 '만들 수'없고 그것은 관객과 사용자, 소비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디자이너는 브랜드의 좋은 사용 기반(이야기)을 만드는 것일 뿐이지요.

많은 사람들은 브랜드는 몇 가지의 요소만으로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몇 가지의 요소는 색상과 서체, 로고, 슬로건 그리고 약간의 음악이라고요.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브랜드는 쉽게 이야기하면 '기업 이미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은 기업의 철학이나 가치관, 생각, 이야기까지 포함하는 것이고요. '기업 이미지' 뒤에 숨어있는 근본적인 아이디어와 핵심적인 컨셉은 회사가 하는 모든 것, 회사가 가진 모든 것, 회사가 생산하는(만드는) 모든 것이 비즈니스 전체로써의 가치와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핵심적인 아이디어의 일관성은 회사를 움직이기도 하고, 회사가 무엇을 나타내는지를 보여주고 무엇을 믿고 있으며 왜 존재하는지를 만들어냅니다. 이것은 단순히 몇 가지의 색상, 몇 종류의 타입페이스나 로고 그리고 슬로건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지요.

또한 브랜딩은 단기적인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로 매출이나 이익이 올라갔을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와 이미지가 나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IT회사인 애플사를 살펴봅시다. 애플이라는 기업은 인본주의적인 기업문화와 강력한 기업 윤리를 목표로 한 자유지원제, 그리고 후원 등에 의해 특징지어집니다. 이런 비즈니스의 가치들은 그들의 혁신적인 제품들이나 광고에서부터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분명해지지요. 애플사는 정서적으로 인본주의적인 브랜드입니다. 사람들이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거나 이용할 때 그들은 마치 그들이 그 브랜드의 일부를 느끼고 심지어는 그 집단에 속한 듯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그들의 제품이나 아주 작은 사이즈의 로고만을 말하는 게 아닌 그들의 브랜드를 창조하는 정서적인 연관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고 사용하는 무인양품(무지) 또한 그런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좀 다른 경우이긴 한데요. 무인양품에는 특별한 로고나 아이덴티티가 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서양에서 말하는 심플과는 또 다른 공空의 개념이 잘 녹아 있는 브랜드입니다. 무인양품은 지금도 단순히 디자인이 뛰어난 브랜드를 넘어서서 소비자에게 그들이 말하는 삶의 가치관과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기업의 '브랜드'나 '기업 이미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그것의 정체성, 곧 아이덴티티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기업 안에서 쓰여진 시각적인 장치들을 바탕으로 하며, 주로 가이드라인 세트 안에서 조합되지요.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이 가이드라인들은 주로 어떻게 아이덴티티가 다양한 매체에서 공인된 방법으로 칼라 팔레트, 서체, 레이아웃, 스타일 등을 사용하여 적용되는지를 관리(운영)하는 것이죠. 이 가이드라인들은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반드시 일관성을 갖도록 하며 차례차례 브랜드 전체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덴티티 또는 기업의 '이미지'는 여러 가지 시각적인 장치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 로고(전체 아이덴티티와 브랜드의 심볼)
= 스테이셔너리(레터헤드+명함+봉투 등등)
= 마케팅 부수적인것들 (전단지, 브로셔, 책,웹싸이트 등등)
= 제품 & 패키지
= 의류 디자인(종업원들이 입는 유형의 의복 아이템)
= 싸인물(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디자인)
= 메시지& 액션(직접적이게 혹인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된 메시지들)
= 다른 커뮤니케이션 (소리, 냄새, 촉감 등등)
= 비지니스를 대표하는 시각적인 것들은 다

이 모든 것들이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만들며 전체로써의 브랜드를 지원하는 기능을 합니다. 로고는 기업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모두를 포함한 하나의 인식 가능한 마크입니다. 이 마크는 일종의 아바타이고 비즈니스의 전체적인 심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로고란 무엇인가?

로고는 비즈니스나 제품을 인지하게 하는 가장 단순한 형태입니다. 로고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면,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먼저 이해해야 하지요. 로고는 우리에게 직관적으로 해당 기업이 무엇인지 식별하게 하지요. 로고는 마크나 깃발, 심볼이나 서명의 사용을 통해 기업 또는 제품을 알아보게 합니다. 로고는 직접적으로 회사를 팔거나 어떤 비즈니스를 설명하지 않고 어떤 사물이 본래 가지고 있는 형상이나 상징하는 것의 의미를 강압적으로 끌어내려 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로고는 아이덴티티를 알아보게 하려는 것이지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간단명료하게 말하자면 로고의 생김새보다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 컨셉을 잘 설명하기 위해 로고를 사람이라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항상 블랙 칼라를 입는 곱슬 머리의 남자'로 기억되기보다는 마이클이나 톰, 존과 같이 이름으로 불려지기를 선호합니다. 로고 역시 이와 같습니다. 비즈니스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문자 그대로 묘사하기 보다는, 그 비즈니스가 알아보기 쉽고 기억에 남는 방법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로고가 친숙해진 후에야만 그것이 원래 의도 되었던 대로 기능을 하게 됩니다. 마치 우리가 사람들의 이름을 그들을 인지하기 위해서 학습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죠.

이와 같이 브랜드와 아이덴티티, 로고에 대해서 차례대로 제 나름의 설명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겠지요. 뭐라고 정의 내리긴 힘든 광범위한 부분이지만 여러분 역시 함께 고민해보면서 생각해본다면 서로의 생각이 더해져서 더 좋은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분의 생각도 함께 공유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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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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